무지개 - 워즈워드

    무지개 하늘의 뜬 무지개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나니, 나 어려서 그러하였고 다 자란 오늘에도 그러하거늘 나 늙어서도 그러할지어다. 아니면 지금이라도 나의 목숨 거둬가소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타고난 그대로의 경건함으로 이어지기를⋯

    나 일찍이 너를 사랑했었네 - 푸시킨

    나 일찍이 너를 사랑했었네 나 일찍이 너를 사랑했었네 그 사랑은 어쩌면 아직도 감춰진 불씨처럼 내 마음속에 살아있을지도 모르네 하지만 그것이 너를 낙심하게 하지 말기를, 차라리 잊어버리길 나는 조그만 괴로움도 너에게 주고 싶지 않거니. 말없이 사랑했었네, 절망적으로 사랑했었네 때론 수줍음이 때론 질투가 나를 괴롭혀도 나 진정 깊이 사랑했었네 그토록 애절하게 사랑했었네- 어떤 또 다른 발견으로 너를 만나도록 신은 이 사랑을 허락하셨네.

    기도 - 타고르

    기도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위험과 용감히 맞설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가라앉게 해달라고 청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내는 마음을 청할 수 있게 하소서. 생의 싸움터에서 아군을 찾지 말고 스스로의 힘을 찾아낼 수 있게 하소서.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구원을 갈망하지 말고 자유를 쟁취하는 인내심을 갖게 하소서. 성공 속에서만 당신의 은혜를 느끼는 비겁한 자가 아니라, 실의에 빠졌을 때야 말로 당신의 귀하신 손을 잡고 있음을 알아채게 하소서. 마하트마 간디의 "마하트마"를 지어준 사람,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시인이다. 벵골어로 작품을 썼고, 방글라데시인들에게 국가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로 벵골의 자존심이자 벵골인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문호이기 때문에 방..

    이 깊은 상처를 - 하이네

    이 깊은 상처를 내 마음의 깊은 상처를 아름다운 꽃이 알기만 한다면 내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 나와 함께 눈물을 흘려주련만. 내 간절한 슬픔을 꾀꼬리가 안다면 흥겹게 지저귀어 내 외로움을 어쩌면 풀어줄 수도 있으련만. 나의 이 한숨을 저 별이 황금빛 별이 알기만 한다면 그 높은 곳에서 내려와 틀림없이 위로해 주겠건만. 하지만 나의 슬픔 아는 이 없네. 알아줄 사람은 오직 한 사람 내 가슴을 손톱으로 아프게 찢어놓은 한 사람. 하인리히 하이네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시인으로, 세계 명시 모음집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시가 있다면 그 작가가 누구인지 기억하는 게 시를 읽는 하나의 재미인데, 시가 마음에 들 때마다 이름을 보니 하이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마음 깊은 곳의 꼬인 부분들을 풀..

    별의 역설 - My

    별의 역설 거센 비가 내리는 밤 먹구름 사이를 비집고 강에 박힌 별이 물살을 버티고 서 있었다 비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는 것이기에 본래 별은 비를 맞을 일이 없지만 그날 내가 본 별은 비를 맞고 있었다 어깨가 눌리고, 잡을 손을 놓치고, 목소리도 꺼져서─ 사람이 별을 보러 간다는 이치도 잊고 별이 사람을 보러 온 것이었다 나는 다만 그 작은 얼굴을 봐주었다

    방문객 - 정현종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