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깊은 상처를 - 하이네
Poem

이 깊은 상처를 - 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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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깊은 상처를

내 마음의 깊은 상처를
아름다운 꽃이 알기만 한다면
내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
나와 함께 눈물을 흘려주련만.

내 간절한 슬픔을
 꾀꼬리가 안다면
흥겹게 지저귀어 내 외로움을
어쩌면 풀어줄 수도 있으련만.

나의 이 한숨을 저 별이
황금빛 별이 알기만 한다면
그 높은 곳에서 내려와
틀림없이 위로해 주겠건만.

하지만 나의 슬픔 아는 이 없네.
알아줄 사람은 오직 한 사람
내 가슴을 손톱으로
아프게 찢어놓은 한 사람.




 


 

하인리히 하이네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시인으로, 세계 명시 모음집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시가 있다면 그 작가가 누구인지 기억하는 게 시를 읽는 하나의 재미인데,

시가 마음에 들 때마다 이름을 보니 하이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마음 깊은 곳의 꼬인 부분들을 풀어주는 듯한, 감동의 시, 사랑의 시, 그리고 아픔의 시다.

 

우리는 간혹 절망을 노래하는 시를 읽고 희망을 얻어가기도 한다.

작품은 무언가를 내걸 필요가 없다.

사람 마음을 마치 깊은 찻잎처럼 우러나게 할 수 있는, 울림을 지니면 된다.

독자들은 그 안에서 알아서들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얻어간다.

그런 좋은 작품들은 대개 읽을 때마다 새롭다.

 

아름다운 꽃, 꾀꼬리, 황금빛 별은 개별적인 소재지만

어쩌면 전부 "내 가슴을 손톱으로 아프게 찢어놓은 한 사람"의 파편일 수 있다.

한 사람의 따뜻함 전부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따뜻함을 잘게 조각내어서는 그 어느 파편 하나라도 얻고 싶은 간절한 마음.

애절하다.

한 줄기 걸어보는 희망으로 그 한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잘게 나누어 아름다운 꽃, 꾀꼬리, 황금빛 별로 의탁시켰지만

화자는 여전히 그 어느것에도 의지할 수 없다.

 

내 제멋대로인 해석이지만,

읽고 나서 이렇게 해석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이렇게 읽혔으므로,

마치 어디엔가 떠돌고 있는 나의 이야기 같았으므로,

감히 이런 서술을 남겨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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