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것 같을 때면 어디
섬으로 가고 싶다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결별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떻게 죄짓고 어떻게 벌 받아야 하는지
힘없이 알 것 같을 때는 어디든
무인도로 가고 싶다
가서, 무인도의 밤 무인도의 감옥을,
그 망망대해를 수혈 받고 싶다
어떻게 망가지고 어떻게 견디고 안녕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그만 살아야 하는지
캄캄히 다 알아버린 것 같은 밤이면 반드시,
그 절해고도에 가고 싶다
돌이 되는 시간으로 절반을 살고
시간이 되는 돌로 절반을 살면,
다시는 여기 오지 말거라
머릿속 메모리 칩을 그 천국에 압수 당하고
만기 출소해서
이 신기한 지옥으로, 처음 보는 곳으로
두리번두리번 또 건너오고 싶다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길 - 정호승 (0) | 2022.01.22 |
---|---|
감 - 허영자 (0) | 2022.01.22 |
감자 까먹으며 - My (0) | 2022.01.13 |
사평역에서 - 곽재구 (0) | 2022.01.12 |
승무 - 조지훈 (0) | 2021.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