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가시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꽃이 피어난다 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
해도
장미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오.
눈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가시투성이를 지나
장미꽃을 기다렸네.
그의 몸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 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한 송이의 장미꽃도 보지 못하였네.
그러니, 그대, 이제 말해주오.
삶은 가시장미인가 장미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인가를.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문객 - 정현종 (0) | 2022.07.08 |
---|---|
구부러진 길 - 이준관 (0) | 2022.07.08 |
골목 - My (0) | 2022.05.26 |
귀천 - 천상병 (0) | 2022.04.27 |
밤하늘의 거울 - My (0) | 2022.04.13 |